한 세월 살다 보면, 제법 잘 살아왔다고 여겼던 오만도, 남들처럼 그저 그렇게 살아왔다는 겸손도 문득 힘없이 무너져 내리고 마는 그런 날이 오게 마련입니다. 채울 틈조차 없이 살았던 내 삶의 헛헛한 빈틈들이 마냥 단단한 줄만 알았던 내 삶의 성벽들을 간단히 무너뜨리는 그런 날,
그때가 되면 누구나 허우룩하게 묻곤 합니다. 사는 게 뭐 이러냐고. 그래요, 잊어서는 안 되는 거였습니다. 잊을 수 없는 것은 어차피 잊혀지지가 앉는 , 잊은 줄 알았다가도 잊혔다 믿었다가도 그렁그렁 고여 온 그리움들이 여민 가슴 틈새로 툭 터져 나오고, 그러면 그제야 비로소 인정하게 되는 겁니다.
기대고 싶다. 사실 조금 지친지도 모르고 굳게 먹은 마음이 약해진 지도 모른다. 그냥 어느 날 아무 말 없이 나를 기다리는 사람에게 가선 표정을 숨기지 않고 마음껏 울상을 짓고 싶다. 그러면 그 사람은 무슨 일이냐고 물어보겠지. 하지만 말하지 않아도 괜찮다며 두 팔을 벌려줄 것이다. 나는 그 삶의 품에 가득 안겨 따뜻한 냄새를 맡으며 울음을 터트릴지도 모른다.
-신하영<사랑은 하지 않고 있습니다.>
과거에 나는 ‘나 자신’보다 사랑스러운 것을 찾아 온 세상을 돌아다녔지만,
어디에도 ‘나’보다 사랑스러운 것은 찾지 못했습니다.
그것은 다른 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도, 동물도, 세균도, 온갖 살아있는 것들은 ‘자신’이 가장 사랑스러운 법입니다.
살아 있는 것들은 모두 다 자신을 사랑합니다.
그러므로 자신을 사랑하는 그 마음을 안다면
다른 살아있는 것들에게 상처주지 마세요.
-코이케 류노스케<초역 부처의 말>
올해의 책 일기 107. 오늘의 의뢰: 너만 아는 비밀(김성민) 글 쓰는 걸 좋아하고, 친구들은 몰랐으면 하는 비밀도 있고, 관심 있는 남자아이도 있는 평범한 아이가 만난 악의. 서로의 소원을 들어준다는 명목으로 타인을 상처입히는 복수 대행 채팅방과 다정한 우정과 성장이 함께 담긴 청소년 소설.
올해의 책 일기 106. 빵충 사육 준수 사항(김혜영) 트럼펫에 삶을 바쳤지만 루저가 되어 귀농한 주인공이 국가 주도 사업으로 새롭게 키우게 된 빵충. 인간이라는 괴물이 만든 빵충이 정말 괴물이 되어 사람들을 잠아먹으면서 벌어지는 한 편의 영화같은 이야기. 피비린내 나고 도파민 터지는 소설.
올해의 책 일기 105. 망하는 데도 한계는 있다(정지음) 학창시절 내내 자신을 쌈닭으로 만들던 내 머릿속의 미친 개떼들의 이름이 'ADHD'라는 걸 미리 알았더라면, 자신이 싸울 것이 무어엇인지 알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는 더 나아질 거라는 믿음과 노력이 담긴 에세이.
우리 집 전자체중계는 바닥 수평 상태에 따라
미세하게 숫자가 달라서
늘 이곳저곳 옮겨 다니며 재곤 한다.
평소보다 몸무게가 높게 나왔다 싶으면
일단 놀란 가슴을 진정시킨 뒤
조금이라도 체중이 덜 나오는 곳을 찾아다니다
가장 낮게 나온 숫자에 안심하며 내려온다.
문득 이런 내 모습을 보고 생각했다.
자신의 좋은 점만 보려고 하다니
내가 이렇게 긍정적이군..!!
-댄싱스네일<게으른 게 아니라 충전 중입니다>
이거 같기도 하고 저거 같기도 한, 네 맛도 내 맛도 아닌 무언가. 그게 내 삶 같기도 했다.
만족하며 살아가는 게 아니라,어떻게든 수긍해야 살아질 것 같은 삶.
-김신회<꾸준한 행복>
열심히 산다는 말은 누군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면서 동시에 누군가한테서 꼭 듣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는 것을 차츰 깨쳤습니다. 마치 ‘혼자를 기르는 법’을 스스로 터득해 나가듯이요. 혼자 살아가는 버릇을 잘 들여놓아야 어른이 되는 거라는 어른들의 말을 귓등으로 듣던 때에는 몰랐습니다. 혼자 잘 산다는 말이 혼자서 잘 사는 것이 아니라 혼자를 잘 사는 것이라는 걸요.
-김현<당신의 슬픔을 훔칠게요>
잘하고 싶지만 잘할 수 없는 것들이 있나요? 그중 포기해야만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포기하지 못한 인생의 오답 하나를 지워봅시다. 그 순간 그건 포기가 아닌 선택이 되니까요.
-태수<홈 in 홈>
사실 나는 알고 있다. 오늘의 불행이 생에 첫 고난인 양 호들갑을 떨지만, 나는 언제나 이만큼의 걱정은 안고 살아왔다는 걸. 고통이 생경한 이유는 낯설어서가 아니라 지난날을 선택적으로 때문이라는 걸 말이다. 가거에 대입하여 보면 현재의 슬픔도 곧 망각의 영역이 될 것이다.
-정지음<망하는 데도 한계는 있다>
예전에는 누군가 나를 바난할 때마다 ‘내가 정말 그런 사람이구나.’ 생각했지만, 이젠 ‘저 사람 눈에는 그래 보이나 보다.’ 정도로 정리할 수 있게 되었다. 똑같은 말인 것 같지만 천지 차이다.
-정지음<망하는 데도 한계는 있다>
사랑하면서 우리는 결국 바닥을 보이게 된다는 걸 알았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천장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네가 바닥을 인정해줬을 때 나는 너를 내 마음 안으로 다 들여놓을 수 있었다. 내가 너의 바닥을 바라보았을 때 비로소 나는 너를 이해할 수 있었다. 우리의 사랑은 허공에 떠 있지 않았다. 서로의 바닥에 발을 디딜 수 있는 관계의 시작이었다.
-서늘한 여름밤<우리의 사랑은 언제 불행해질까>
타인을 이해한다는 말은 사실 조심해야 할 표현이다. 다만 우리는 보여준 만큼을 존중하고 , 보이지 않는 부분은 섣불리 채우지 않을 뿐이다.
모를 수 있다는 마음을 남겨두는 것, 짐작보다 기다림을 선택하는 것. 그 적절한 거리감 속에서 사람의 마음은 온전히 숨을 쉬기 시작한다.
-신영준, 고영성<인생을 위한 최소한의 생각>
잔인하게 들리겠지만 나는 여전히 사랑하더라도
상대방의 마음이 변했다면
그때부터 이미 이별인 것이다.
사랑은 두 사람이 함께 시작했어됴
이별은 한 사람이 끝나면 끝난 것이다.
-김수현<기분이 태도가 되지 말자>
분노는 사실 ‘’감정의 보호막’과도 같다.
그 보호막 밑에는 분노보다 더 연약한 다른 감정이 숨어 있다.
남들보다 민감한 사람들은 숨겨진 감정을 파악하는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당신은 그런 능력을 잘 활용하여 숨겨진 연약한 감정을 이해하고 치유할 수 있다.
분노는 기대나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일어나는 감정이다.
당신의 분노도 마찬가지다.
당신은 공감 능력을 활용해서 충족되지 못한 욕구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자신이 원하고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요구할 수 있다.
그리고 다른 사람이 그들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이해하고 분노를 해결하도록 도울 수도 있다.
당신은 '내가(아니면 다른 누군가가) 당신에게 지금 무엇을 주기를 원합니까?'
라고 물어볼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