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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의 옵션〉
2017년부터 여의도에서 옵션 트레이딩 관련 일을 하고 있음.
옵션을 좀 쉽게 설명해보고 싶은데, 델타 감마 세타부터 나오면 뒤로가기 누르고 싶은 것도 이해함.
그래서 이번엔 말도 안 되는 소설을 하나 써보려고 함ㅋㅋ
내 경험과 실제 시장에서 벌어졌던 일들을 바탕으로, 옵션 처음 배우는 신입이 돈도 벌고 깨지기도 하면서 성장하는 이야기임.
신입 이름은 김손절. 팀장 이름은 박떡상.
최종 목표는 옵션으로 돈 많이 벌어서 크로아티아에 요트 사러 가는 것.
30화 정도 생각하고 있음.
일단 김손절부터 출근시켜보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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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화] 김손절 출근하다
크로아티아에서 요트를 계약할 때도 이 정도로 긴장하진 않았다.
2017년 4월 3일, 월요일.
여의도 첫 출근 날이었다.
“김손절 씨?”
“네. 안녕하십니까.”
“박떡상입니다.”
명함을 받았다.
진짜 박떡상이었다.
김손절과 박떡상.
조합 뭐임.
누가 보면 증권사 입사가 아니라 종토방 정모 나온 줄 알겠다.
박 팀장은 해외 트레이딩 회사에서 데려온 사람이었다. 입사 동기는 내 배치 결과를 듣더니 축하와 위로를 한 번씩 했다.
“와, 그 사람 밑이면 진짜 많이 배우겠다.”
“그렇겠지?”
“근데 너 옵션 알아?”
“배우면 되지.”
“그래. 많이 배우겠다.”
두 번째는 뜻이 좀 달랐다.
장이 열렸다. 코스피200 지수는 281.51에서 출발했다.
내 앞자리 선배는 모니터 여러 대 중 하나로 택배 배송을 조회하고 있었다.
저분은 여기가 아주 편한가 보다.
팀장은 내 자리에 교육용 계정을 열어줬다. 화면 위에 ‘모의거래’라고 적혀 있었다.
“오늘은 주문 넣고 취소하는 것부터 해보세요. 모르면 물어보고.”
모르면 물어보고.
아버지도 아침에 똑같은 말씀을 하셨다.
하지만 나는 방금 취업한 사람답게 나를 과대평가하고 있었다.
주식 앱도 써봤고, 면접에서는 파이썬을 할 줄 안다고 말했다. 과제 파일 이름을 자동으로 바꾼 것도 자동화니까 거짓말은 아니었다.
주문창 정도야.
코스피200, 4월물, 콜, 282.5.
종목 이름부터 숫자가 많았다. 일단 가격부터 봤다.
2.00.
숫자가 작아서 마음이 편해졌다.
모의거래니까 열 개쯤 사보면 감이 오겠지.
매수를 누른 순간, 팀장이 돌아왔다.
“얼마 산 거예요?”
“열 개요.”
“수량 말고 금액.”
나는 화면을 다시 봤다.
2.00과 10은 아직 거기 있었다. 정답은 없었다.
팀장은 엑셀 창을 열고 숫자를 입력했다.
“저건 원이 아니라 포인트예요. 한 계약에 1포인트당 25만원이에요.”
2.00포인트 × 25만원 = 50만원.
“한 계약이 50만원. 손절 씨는 열 계약.”
500만원.
잠깐만. 나 아직 사원증 비닐도 안 뗐는데.
“지금 500만원을 잃었다는 뜻은 아니에요. 옵션을 사는 데 그만큼 쓴 거죠.”
조금 살 것 같았다.
“근데 얼마 쓴지도 모르고 샀다는 건 꽤 심각하죠.”
다시 죽을 것 같았다.
“죄송합니다.”
“모의 계정에서 알았으니까 됐어요. 다음에 안 그러면 되고.”
팀장은 옆 의자를 당겨 앉았다.
“일단 주문 내역부터 같이 읽읍시다.”
나는 종목 이름을 한 글자씩 읽었다.
이번에는 모르는 데서 멈췄다.
“이 4월물은 뭡니까?”
“4월에 만기가 오는 옵션이요. 이건 13일에 끝나요.”
“열흘 뒤요?”
“네.”
주식은 물리면 일단 기다릴 수 있다고 배웠다.
물론 기다린다고 꼭 오르는 건 아니지만, 기다리는 것 자체는 가능했다.
근데 얘는 열흘 뒤에 끝난다고?
“그때도 손해면요? 다음 달까지 들고 있으면 안 됩니까?”
“그 옵션은 만기 때 정산하고 끝나요. 받을 돈이 없으면, 옵션 살 때 쓴 500만원을 전부 잃는 거고요.”
나는 화면 위의 ‘모의거래’를 다시 확인했다.
입사 첫날부터 네 글자가 이렇게 든든할 줄은 몰랐다.
팀장은 종목 이름에 붙은 282.5를 가리켰다.
“이 숫자가 뭔지는 알아요?”
아까였으면 대충 아는 척했을 것이다.
지금은 500만원어치 겸손해진 상태였다.
“모르겠습니다.”
“좋아요. 그럼 손절 씨가 뭘 산 건지부터 봅시다.”
첫 출근 한 시간 만에 뭔가를 500만원어치 샀다.
이제 그게 뭔지 배울 차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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